유학 생활: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것
처음 호주에 올 때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
'호주 생활을 하다보면 이별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거야'
무슨 말인지 그 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호주 살이 2년차가 된 오늘 나는 이 말에 정말 공감한다.
처음 이별아닌 이별을 했던 것은 같이 일했던 레스토랑에서 같이 일하던 매니저.
나를 인터뷰 보고 트레이닝까지 모두 해줬던 이탈리안 매니저였는데 처음에는 무서웠으나 (그 때는 파란눈 외국인 다 무서워했음) 지내면서 점점 친해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.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나를 대체 뭘 보고(?) 고용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
그는 나를 정말 많이 믿어줬고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...그런데 영주권 받자마자 세계 일주를 떠나버린 그 사람...
그 후에도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하나하나 다 떠나면서
나는 본의아니게 이 레스토랑에서 장기근속자가 되었고...
이제 길고 길었던 학교가 끝나니 주변에 각자 본인 나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생기며
앞으로 내 미래에는 새로운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더 많아보인다.
슬프기도 한데 어쩔 수 없는 거라서...그냥 그러려니 하기도 하고
아직 이별에 엄청 익숙한 사람은 아니라서 정확히 어떤 감정을 느껴야하고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
그런데 하나 확실한 건
소중한 인연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것?
우리 친했으니까 다시 만나도 어색하지 않게 또 만나면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뭔가 장치를 만들어두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
그런 생각에서 나는 종종 미래로 보내는 영상 편지를 많이 만든다.
이렇게 편지를 만들어두면 나중에 5년 뒤에 아무런 용건 없이도 연락 할 구실이 생기거든 ◜◡◝...
오랜만에 만날 때마다 친구들의 영상을 찍어두고
나중에 시간이 됐을 때 그 영상을 친구들에게 보내면 친구들도 참 좋아하고
나도 안 불편하게 연락할 수 있어서 참 좋더라
오늘도 이런식으로 곧 떠나는 친구의 영상을 찍었다
5년 뒤에 이 영상을 구실로 다시 연락할 수 있기를 바라며...